[청춘유감]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이혜연 | 2016-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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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박근혜, 세월호, 구의역 참사, 이화여대, 백남기를 기억하며
 최순실이 긴급 체포되었다. 부정입학과 학사 일정 특례 의혹으로 이대학생들을 분노하게 했던 정유라도 귀국 즉시 체포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정유라 씨의 변호사가 한 말이 가관이다. 아직 정유라 씨가 세월의 풍파를 견딜 나이가 아니라며, 보호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했다.

 2014년의 세월호 사건을 생각한다. 18살 학생들에게 간절한 구조의 손길은 주어지지 않았다. 학생들의 가족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늦게나마 배를 인양하기 위해 ‘유족충’ 이라는 오욕을 견뎌야 했다.

 2016년 구의역 참사를 기억한다. 점심시간도 없어 라면을 들고 다니던 청년은 정규직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죽었다. 안전 규정을 지킬 수도 없게 하는 과도한 업무량과, 사고가 나도 누구도 책임을 질 필요가 없는 하청 구조가 그 원인이었다. 서울메트로는 자신들의 시스템 상 문제가 아닌 개인의 부주의였다는 핑계를 대면서 수많은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수장되고, 부서져도 되는 삶

 이 사람들의 삶은 수장되고, 부서져도 되는 삶이었나?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처벌받지 않고, 문제 상황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아무도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1300조로 늘어난 가계 부채, 취직할 수 없어 끝도 보이지 않는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 소리 소문 없이 직장에서 잘려 삶을 유지할 수 없게 된 사람들. 벼랑 끝에 내몰린 우리들의 삶과 절규는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침묵한 재벌과 여당에 의해 짓밟혀 사라졌다.

 이제 연극은 끝났다. 침묵한 채 이익을 챙기던 일당과 모든 것에 무능했던 대통령, 그런 대통령을 자기 뜻대로 움직였던 최순실은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경찰은 학교의 부정부패와 독단적 행정에 맞서기 위해 평화시위를 주도했던 이화여대 학생을 강제로 끌어냈고, 명백히 국가폭력에 의해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시신을 두고 시민들과 대처를 벌였다. 그러나 최순실은 귀국한 즉시 체포되지도 않았고, 여당은 혼잡함을 틈타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바쁘다.



바로 지금, 여기서 시작하는 한걸음

 불의와 협잡이 판치는 상황에서, 야당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야당이 주장해야 할 것은 거국 중립내각도 아니고, 책임 총리제도 아니다. 불의를 보고 모른 채했던 사람들이 더 이상 권력을 휘두르지 않도록 저지해야 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처벌받지도 않던 사회를 규탄하고 바로 세워야 한다.

 아무도 우리를 대변하지도, 지켜주지도 않는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우리는 침묵과 희생을 강요받았다. 이제 우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의 삶을 지켜내고 바꾸기 위해 한 걸음 내딛어야 할 것이다. 11월 12일 민중총궐기가 다시 열린다. 함께 모여 우리의 부당함을 알리고,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고민을 시작하자.

이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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