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삶]영화 속 동물세상-‘죠스’

최종욱 | 2018-05-14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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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막지한 공격성? 상어는 억울하다!
 영화 ‘죠스’는 ‘ET’를 만든 유명감독 스필버그의 초기작이다. 그리고 또한 그의 인생 히트작이기도 하다. 아마 영화사에 있어서도 괴수가 아닌 실재하는 동물을 그렇게 현실감 있게 만든 작품은 그 이전까지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 당시 CG기술 등이 없어 실제 상어 촬영과 거대 상어 모형 머리 부분만 이용하는 둥 다소 조잡한 면이 없진 않지만 그렇다 해도 모형조차 현실감 있게 만든 정성이 영화 속에 엿보인다.

마침 뭔가 짜릿한 블록버스터가 필요한 여름 시즌에 맞추어 푸른 바다와 화려한 피서객들 그 위에 뿌려진 붉은 피와 잔혹한 상어가 어우러진 한 폭의 잔혹동화를 만들어 냈고 무명의 스필버그를 단숨에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먼저 건들지 않는 한 공격하지 않아
 
 영화 ‘죠스’(jaws: 큰 입, 큰 턱, 아가리란 뜻· 1975, 미국, 감독 스티븐스필버그)의 이야기는 여름 한 때 해수욕장의 관광수입으로 거의 먹고 사는 조그마한 가상의 어촌마을 아미티Amity(우정)에서 시작된다.


마침내 여름 바캉스 시즌이 시작되어 해수욕장을 개방하는데 캠핑 중인 한 여자 관광객이 오밤중에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 나오지 않는 사고가 발생한다. 마을의 ‘브로디’ 경찰서장은 바로 해수욕장을 폐쇄하고 사건 조사를 하자고 주장하지만 시장은 마을 이미지를 생각해 그냥 감시를 강화하고 해수욕장은 그대로 개방하기로 한다.

하지만 다음 날 또 벌건 낮에 대중들이 쳐다보는 가운데 바다 한가운데서 소년이 상어에게 잡아먹히고 레트리버 개 한 마리도 바다로 사라져버린다. 해변은 전격적으로 폐쇄되고 3000달러의 현상금을 노리는 상어사냥꾼들이 대거 몰려든다.

그들은 단체로 배를 타고 상어사냥을 나가 사람 크기만한 타이거상어(뱀상어) 한 마리를 잡아 오고 그걸로 마치 모든 사건을 종결된 것처럼 한다. 하지만 초청받은 상어 전문가인 ‘후퍼’ 박사는 그 타이거 상어를 부검하고 부검내용물(물고기, 차량번호판 등)과 입 크기를 봤을 때 그 정도 작은 크기의 상어가 한 짓이 절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먹히지 않는다.

시장은 다시 해변을 개방한다. 그러나 개방 몇시간 만에 다시 나타난 백상어에 브로디 서장의 아들이 쫓겨 구사일생으로 구조된다. 결국 참전용사이자 전쟁 중 겪은 상어에 대한 트라우마로 상어에 대해 적개심이 불타던 전문 상어잡이 ‘퀀터’ 선장을 중심으로 후퍼박사, 브로디서장 등 셋이 식인 상어 사냥에 직접 나서게 된다.

그러나 고래크기만한 거대 상어는 여러 개의 작살을 맞고도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최후의 방법으로 후퍼박사는 강철케이지를 타고 물속으로 직접 내려가 독약(질산염)을 입에 주입하려 하지만 상어가 강철케이지를 부수는 바람에 상어에게 상처하나 입히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이 위험한 바다 속을 표류하게 된다.

퀀터 선장 또한 배를 절반 가량이나 부수고 올라온 상어에게 물려 결국 처참하게 상어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만다. 마지막으로 남은 브로디 서장은 상어의 입에 압축산소통을 던져놓고 침몰하는 배의 망루에 올라가 상어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려 “웃어! 이 새끼야!(Smile! You, son of bitch!)”란 명대사를 날리며 총알을 산소통에 명중시켜 상어와 함께 폭사하게 만든다.

자신은 가까스로 살아난 후퍼박사와 함께 상어를 잡으려고 가져간 부표에 매달려 마을로 헤엄쳐 돌아오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리고 영화 시작과 함께 울려 퍼지는 존 윌리엄스의 “두둑두둑~” 하며 점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테마곡은 영화를 본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 영원히 각인될 만큼 영화 음악사의 전설이 되고 만다.

 
▲대중문화가 만드는 나쁜 선입견
 
 이 영화에선 상어의 공포를 극대화시키려 노력했지만 대부분의 상어는 사실 그렇게 사람을 무자비하게 공격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상어로는 뱀(타이거)상어’(영화에서처럼 차량번호판까지 닥치는 대로 먹기 때문에 바다의 쓰레기통이라고도 불린다), 백상어, 황소상어 정도이지만 대개의 포식동물들이 그렇듯 건들거나 공격하지 않는 한 위험성이 높진 않다.

무섭다고 자극을 주지 않는 한 자기의 익숙한 먹이가 아닌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게 그들의 속성이기도 하다.

 이런 생태적인 사전 지식 없이 극히 일부의 사례와 공포스런 외양만 부각시켜 상어가 무작정 사람을 공격한다는 설정은 동물들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나쁜 동물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어 부적절하다.
물론 영화를 본 대다수의 관객들은 그런 걸 그리 심각하게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 상어와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관객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그냥 재미로 한 순간의 스릴에 빠져 보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 영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들자면 사람들이 상어란 동물에 매우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나 역시 이 글도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지금 죠스를 보면 줄거리도 시시하고 공격하는 상어도 매우 엉성하다. 하지만 무언가 가슴이 뻥 뚫리고 시원해지는 이 후련한 기분은 지구상 동물 중 유일하게 ‘쏘쿨(so cool)’하며 ‘쏘핫(so hot)’ 한 동물 상어만이 줄 수 있는 극적인 효과일 것이다.

 이후에 1편의 인기에 힘입어 2~4편이 후속 작으로 계속 만들어졌다. 원조의 후광에 힘입어 매번 초반에는 꽤 관심을 모았지만 역시 1편 만큼 히트하지 못했고 사람들 가슴을 뻥 뚫기에도 역부족한 작들이었다.
최종욱 <우치동물원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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