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꼬집기]전라도 ‘어매경’과 모닥 선생님 ‘창업 60경’

김경일 | 2019-08-05 0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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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짝이는 삶의 기록, 전라도 어매경
 
 정말 오랜만에 그리운 이들을 찾아뵈었다. ‘전라도닷컴’의 발행인 황풍년 선생님과 남신희 선생님이다.

 전라도 골속 골속을 찾아가 그 터에 무늬를 아로새기고 있는 이들과 만난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담아오고 있는 보배로운 분들이다.

 지극한 마음으로 삶이 곧 깨달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계신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가감 없이 그냥 그대로 담아 보여주고 있다. 매달 받아보는 책에 제일 먼저 눈이 가는 것이 어매 아배들을 인터뷰 한 것이 그래서 그렇다.

 7월달 책 속에 ‘아름다운 전라도말 자랑대회’ 질로존상을 받으신 완도 넙도에 살고 계신 권창애 어매의 인터뷰 중에도 귀한 말씀이 가슴에 들어와 반짝거렸다.

 “섬은 바다가 땅이여. 다 바다만 믿고 살아. 다 바다에 가 벌제…(중략)”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시다. 이런 시가 진짜라는 것을 통절히 보여준다. 인터뷰 마지막에 새긴 말씀은, 막힌 눈과 귀를 뚫고 무감동의 삶으로 멎어버렸던 심박을 다시 뛰게 하는 경전이다.

 “절대 놈들한테 박절하게 하지마라. 애러운 일 닥치문 우리는 놈 몬야 생각하자. 놈이 사정하기 전에 몬야 들어주자.”

 이 인터뷰들을 통틀어 필자 스스로 ‘어매경’이라 붙이고 지켜봤던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얼추 20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지만, 필자의 부모님을 인터뷰한 것 속에 담긴 그 따듯한 말씀들이 지금도 그대로 살아있음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삶이 흔들리면 다시 찾아 새겨보는데, 깊어졌으면 깊어졌지 말씀들이 허투루지 않다. 더욱 더 반짝인다. 진실한 기록의 힘이다.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전라도 ‘어매경’이 따로 한 권으로 묶여져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주슨 거, 하지만 더 빛나는 ‘창업 60경’
 
 ‘당신의 마을은 어디인가요?’ 최봉익 선생님과 함께 ‘광주마을공동체 이야기 창업 60경’ 공부가,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에서 매주 목요일 진행되었다.

 ‘JSG’가 무엇인지 아시는가요?

 뜬금없이 묻는 모닥 최봉익 선생님의 질문에 ‘창업60경’에 참여한 이들은 즉답을 못했다.

 선생님이 ‘주슨 거’라 하자 좌중은 일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선생님이 ‘창업 60경’까지 오게 된 연유가 ‘주슨 거’에서부터 라는 것이었다.

 “헌 신문 한 장을 주웠다. 나이가 들어서도 먹고 싶기만 했던 파인애플이 엽서 크기로 실린 지방신문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파인애플이 아니고 ‘전라도좌도-광주’라는 광주 고지도 였다. 이 고지도의 유별난 모습에서 문화면 아닌 신문 1면 제호 바로 밑에 실은 이 신문 편집국장의 의중을 알 것만 같았다. 21년 전 일이다. 이 일이 있고나서부터 딱 할 일도 그렇고 해서 이 고지도를 족자로 만들어 거실에 걸었다. 쳐다볼 때마다 광주를 한 바퀴 산책하는 맛이 났다. 이 창업경 작성의 실마리다.”

 당신의 삶의 전환점 되었던 헌 신문이, 새롭게 빛을 얻어 마을공동체의 중요한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다시 난 것이다. 공부는 ‘예실구야(禮失求野) 광주’부터 ‘본립도생(本立道生)’까지 선생님의 판화 60개를 두고, 참여한 공동체관련 활동가들이 돌아가면서 발제를 했다. 이어진 토론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각각의 발제도 좋았고, 토론도 좋았다.

 “정(正)반(反)합(合)으로 지양(止揚)하고, 알(알기)토(토론)리(정리)로 연찬(硏鑽)하고, 계(計)실(實)평(評)으로 지속(持續)하면 창업의 생존권을 누리는 일이다.” 창업 60경의 담겨있는 모닥 선생님의 말씀 중 한 대목이다.

 “정반합 단계, 알토리 단계, 계실평 단계를 사회적 회계와 함께 지속하면 자신들의 잠재역량이 발휘되어 자신들을 위해 실현되는 창업이 이루어져 마침내 자기 운명의 주인공이 된다.”

 요즘 어린이의 마음으로 사신다는 최봉익 선생님도 ‘주슨 것’ 속에 ‘경’을 세웠다. 세월이 가도 광주공동체 활동 속에 그 말씀은 빛나리라.

 두 달여의 공부도 다 기록을 하여 묶어진다 하니 기쁘기만 하다.

 바쁜 중에도 시간을 내서 참여한 이들은 모두 다 새로운 방식의 후속 공부를 생각하고 있다한다. 더 반가운 일이다.
김경일<사단법인 푸른길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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