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곤말과세상]양양 오산리 덧무늬항아리에 숨어 있는 비밀6

김찬곤 | 2018-10-24 06:05:02

원래대로크게보기

7500년 전 신석기인이 그린 양양 앞바다 구름 그림

 세계 신석기인이 구름을 왜 삼각형으로 그렸는지는 두 측면에서 짐작할 수 있다. 하나는 어떤 구상(삼각형 꼴의 움집, 빗물에 젖은 나뭇잎)에서 왔을 것이다. 그들은 구름을 비(雨·水)를 품고 있는 집으로 보았다. 또 하나는 디자인 측면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원에 가까운 그릇에 다시 타원형 구름을 새기는 것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진 삼각형 꼴 구름무늬를 새겼다고 볼 수 있다.

 그릇을 볼 때는 아가리 쪽을 ‘하늘’로 봐야 한다. 그래서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은 보통 아가리에 가깝게 그린다. 〈사진3〉 스페인 발렌시아 그릇은 몸통에 수평으로 선을 몇 겹으로 그려 하늘과 그 아래를 구분 짓고, 하늘 속(파란 하늘 너머)을 그들의 세계관에 따라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사진6〉 시리아 샤가르 바자르 유적에서 나온 신석기 항아리는 본질적으로 양양 오산리 덧무늬토기2와 도상이 똑같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삼각형 속 비(雨)를 빗금을 엇갈려 표현했을 뿐이다. 그리고 오산리 덧무기토기1 또한 〈사진4〉 영국 신석기 비커처럼 삼각형 구름을 엇갈려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오산리 덧무늬토기 두 점은 구름을 아가리 쪽에 새기지 않고 몸통 전체에 표현했다. 나는 이것을 양양 앞바다 수평선 위로 떠 있는 구름으로 읽고 싶다. 양양 오산리 신석기 유적은 기원전 5500년까지 내려 잡고 있다. 그렇다면 이 덧무늬토기 두 점에 그린 구름은 지금으로부터 7500년 전 신석기인이 그린 양양 앞바다 구름인 셈이다.

 오산리 덧무늬토기 두 점은 우리나라 신석기 그릇 빗살(빗금)무늬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된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나라 ‘빗살무늬토기’의 비밀을 풀고자 한다. 이 빗살무늬의 뜻을 해석하는 일은 우리 한국미술의 기원을 찾는 일이고, 또한 그것은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까지 맥을 잇는 작업이기도 하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 Copyrights ⓒ 광주드림&gjdream.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보기


댓글 0 |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