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곤의 말과 세상]한국 남자들의 소변 보기2

김찬곤 | 2018-04-27 0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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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일곱 번 서서 오줌을 누면

 (저번 호에 이어서 씁니다)

 한밤중 아파트 위층에서 남자가 서서 오줌을 누면 위 아래층에 또렷이 들린다. 나도 전에 겪은 적이 있다. 위층 남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술을 마셨고, 세 시쯤에 들어왔다. 문을 쿵 닫고 들어와 거실을 쿵쾅쿵쾅 걸어 다녔고 꼭 오줌을 눴다. 마치 그 집이 자신의 영역이라도 되는 듯, 그것을 확인하는 신성한 ‘의식’ 같았다. 그 소리는 정말 컸다. 들리는 말로 스위스에서는 밤늦게 오줌 누는 소리를 내면 벌금을 매긴다고 한다.

 2012년 어느 신문 기사 제목이 “한국 남자 14퍼센트, ‘앉아 쏴’ 소변본다는 ‘충격적’ 조사”였다. 기자가 ‘충격적’ 앞뒤로 작은따옴표를 묶은 까닭은 자신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 통념상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말일 것이다.

 일본 간사이 여자들은 19세기까지 어릴 때는 앉아 누다가 커갈수록 서서 쏴를 가르치고 그렇게 누었다고 한다. 1909년 후쿠시마 현 교육 관계자들은 여학생들이 서서 오줌 누는 것을 금지하자는 회의를 하기도 한다. 이 지역 여자들이 서서 오줌을 누게 된 내력은 농사와 관련이 깊다. 똥오줌이 거름이기 때문에 오줌독에 서서 누어 모았던 것이다.

 생활용품 업체 라이온이 실험을 했다. 남자가 하루에 일곱 번 서서 오줌을 누면 약 2300방울이 변기 바깥으로 튄다고 한다. 일주일이면 16100방울이다. 일본 남자 40퍼센트, 유럽 남자 60퍼센트 이상이 앉아서 오줌을 눈다. 나는 밖으로 한 방울도 안 튀게 조준을 잘한다는 남자도 있다. 그것은 맨눈으로 봐서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또 우리 집 화장실은 오줌 냄새가 하나도 안 난다고 한다. 그것은 누군가, 보통은 아내가 늘 깨끗이 청소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집 화장실 청소는 내가 맡아서 한다. 오래된 아파트라 한 시간을 넘게 물청소를 해도 티가 안 난다. 여기서 한 가지 팁, 나는 화장실 청소용 물품을 안 사 본 것이 없다. 그런데 결론은 빨래비누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물때 잘 지워지지, 잘 씻기지, 약품 냄새 안 나지, 이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아내에게 화장실만이라도 새로 바꾸자고 하지만 매번 핀잔을 듣는다. 솔직히 디지게 얻어듣는다! 청소는 청소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는 꼴이다. 아내는 화장실 청소를 하지 않기 때문에 나의 간절함을 모른다. 난 절박한데 아내는 아무렇지 않다.

 우리 집은 두 딸과 아내 이렇게 네 식구다. 네 사람 모두 앉아서 일을 본다.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결혼하면 놀라지 마라. 남편이 서서 오줌 누는 것을 보면 엄청 충격일 거야. 그렇다고 싸우지는 말고.”

 늘 앉아 싸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두 딸에게 서서 오줌 누는 남편은 그야말로 그로테스크할 것이다.

 성민이에게 이 말을 꼭 해 주고 싶었는데 때를 놓쳐 하지 못했다.

 “성민아, 집에서는 앉아 싸라. 글고, 세심한 배려는 이 선생한테도 좀 해 주라.”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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