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맛집]다담에서 ‘꽃피는 춘삼월’로 새단장

채정희 goodi@gjdream.com | 2016-07-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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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된 한옥을 재단장해 오픈한 `꽃피는 춘삼월’
<사진= 모노프레임 김주영>
<사진= 모노프레임 김주영>
눈으로, 입으로 즐길 수 있는 전통 음청류.
100년 한옥의 기품이 살아있는 내부 모습.

100년 한옥에서 전통의 꽃 더 활짝
너릿재 근처 선교동에 새집…우리 음청류 전문

 광주시 동구 선교동, 화순가는길 너릿재 넘기 전 무등산 용연정수장(2수원지 방면)으로 접어들면 전원풍의 촌락 초입에 기품있는 한옥 두 채가 눈에 띈다. ‘꽃피는 춘삼월’이라는 간판 역시 시선을 끄는데 일조한다. 이 집의 정체성은 ‘춘삼월’아래 박혀있는 ‘낙관’같은 두 글자에서 명확해진다. ‘다담’(茶啖).

 중외공원 광주시립미술관 구내 카페로 눈에 익었던 전통다과점, 바로 그집이다. ‘다담’은 우리나라 전통 후식과 음청류(술을 제외한 마실거리)을 연구·보급해온 강덕순 씨의 분신같은 이름이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시립미술관 카페 운영자 입찰에서 강 씨는 다시 선택받지 못했다. 8년여 정이 서운함으로 밀려올 때, 그는 다른 시작을 다짐했다. “이젠 다과원을 내려놓겠다”는…. 간판을 바꿔 단 연유가 이와 무관치 않았으리라.

 지난달 27일, 새 장소에서 새로운 다담이 문을 열었다. ‘그때’를 기억하는 이들, 이른바 ‘단골’들이 어찌어찌 알고 새집으로 찾아들었다. “잊지 못해 찾아왔다”는데, ‘새롭게’라는 다짐은 단절이 아닌 발전으로 진화했다. 새단장한 ‘꽃피는 춘삼월, 다담’의 메뉴판엔 전통음청류(쌍화탕·습조탕·배도라지즙·꿀생강장·고흥유자장), 순수한 차(유기농 녹차·유기농 황차·고뿔차), 건강라떼(단호박구름·대추구름·복분자얼음라떼), 전통음청류(전통식혜·곶감수정과·오미자화채·유자화채), 얼갈이(스무디), 옛날빙수, 우리다과(바삭인절미구이·손가락가래떡구이) 등 ‘전통’이 포진하고 있다. 요즘 트랜드를 무시할 수 없어 미술관 카페 때 시작한 커피도 메뉴판에 자리잡았다.

 새 터전을 한옥으로 단장할 때부터, 그의 길은 분명해졌을지 모른다. “더 전통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100년된 한옥이라 했다. 순천시 해룡면에서 다 쓰러져 가던 집을 구입하고 해체해서 광주로 실어왔다. 썩은 나무가 몇차였고, 오래된 기와가 또 몇차였다. 전문가의 손길로 해체하고 목재 등 구성물에 일일이 번호를 붙였음에도, 이를 다시 조립하는데 꼬박 2년이 걸렸다. 손 기술 좋은 남편이 집을 조립하고, 정원 꾸미는 일을 진두지휘했다. 기와를 활용해 담벼락을 고풍스럽게 꾸민 것도 남편의 솜씨다.

 “전통음식을 대접하는 장소이니, 이 곳역시 전통 한옥이어야 하지 않겠는가?”는 순정한 마음의 발로였다.

 순천서 옮겨온 한옥은 대들보에 적힌 기록을 기준으로 100년된 집이었다. 주재료인 목재 역시 동량으로 장성하기까지 그만큼의 세월을 견뎠으리라. 이제 들어앉은 새 터전에서 또 몇해의 춘삼월을 보낼 것인가?

 5칸 접집. 손님 맞이에 좋은 구조는 아니라고 했다. “전주한옥마을에도 제대로된 한옥 카페는 없어요. 장사하기에 불편하거든요.” 사람이 꽃인 것처럼, 두 사람씩 마주 앉아 차를 마시게 하고 싶었다. 단체방을 만드는 등 내부 구조를 약간 손질했다. 그래도 ‘전통적으로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모습대로 보여주자’는 마음은 중심에서 벗어난 적 없었다.

 한옥에 관심이 많다보니, 경상도 함안에서도 눈길끄는 집이 발견됐다. 이를 해체·조립해 놓은 것이 아랫집이다.

 20년 전 동구 동명동서 출발한 다담이 시립미술관 시대를 거쳐, 전통한옥에서 세번째 장을 펼친 것이다.

 “동명동선 녹차 전문점으로 시작했어요.” 구례가 고향인 강씨는 어려서부터 할머니 따라 쌍계사를 다니며 차와 친해졌다. 그때 고향에선 차를 약용으로 마실 정도로 즐겼다. 어려서부터 접한 차를 바탕삼아 세상에 나섰다. 녹차카페였다. 이어 전통 떡카페로 진화. 강씨는 줄곧 전통 음청류 개발·보급에 몰두했다.

 광주시가 연 중요행사에서도 그의 손맛이 가미됐다. 비엔날레 등 만찬에 전통에 기반한 그의 음식이 차려졌을 때, 외국인들도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우리 음청류 세계로 날개를 펴자”는 슬로건은 당시 확인한 자신감의 발로다.

 고풍스런 한옥 지붕에 닭 한 마리 올라서 있다. 새벽부터 일어나 시간을 알리니 부지런하고, 풍요와 부귀를 상징하는 가축. 닭의 이미지는 만국 공통임을 확인하고나니, 일찌기 좋아했던 닭을 더 사랑하게 됐다. 관련 형상을 사서 모으기 시작했다. 지붕에 앉힌 닭은 청동 제품으로 골동품 가게서 구입한 것이다. 오로지 무등산을 향하며, 졸지도 않고 서 있는 형상이다.

 전통 음식이라는 한 길을 걸으며, 생활에 풍요로움을 더한 주인장의 삶이 투영된 것이라 여겨졌다.

 사족: 탤런트 이미도가 강 씨의 딸이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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