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미의 생활심리]우리는 사랑하는 건가요?

조현미 | 2018-11-19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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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거리 연애를 하는 후배커플이 진지하게 물어왔다. 우리가 진짜 사랑하는지 궁금하다고. 광주에 사는 여자후배는 남자친구를 자주 보지 못해서, 서울에 사는 남자후배는 거리가 멀어 자주 내려오기 힘들어서 그렇지 자신도 자주 만나고 싶다고 한다.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함께’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소한 일상이 없고, 힘들 때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위로나 지지를 주고받을 수도 없단다. 함께하는 경험이 줄어들다 보니 ‘그리움’이나 ‘애틋함’은 있지만 친하고 가까운 느낌은 줄어든다고 한다. 매 순간 문자를 통해 이야기 할 수 있고, 화면을 통해 서로의 얼굴을 보기는 하지만 멀리 사는 애인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면서.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폭력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그것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든, 이성과의 사랑이든, 친구와의 사랑이든, 자기 자신을 사랑하든지 간에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하는 대상 가까이에 있으면서 관심을 보이는 행동일 수도 있고, 위로와 지지가 되어 주는 심리적인 것 일 수도 있겠으며 첫눈에 반하게 하는 육체적인 매력 일수도 있겠다. 또 자신에게 잘해주고 절대적으로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최근 데이트 폭력이나 전 여자친구나 부인을 찾아가 폭행하고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이런 의문이 든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가 중요할까.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중요할까. 가해자들은 자신은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며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한다. ‘널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는 폭력에 노출되고 죽임을 당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이기적 사랑이고 행동이다. 자신의 사랑에 치우쳐 자신이 ‘알거나 할 수 있는’ 방식을 상대가 좋아할 것이라고 여기며 하는 행동들. 그러나 이런 사랑은 ‘하는’ 사람은 좋을지 모르지만 ‘받는’사람은 그의 행동을 집착이나 부당한 관여, 참견쯤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의견보다는 ‘너 좋으라고’ ‘ 너 위해서 하는’ 일방적인 말이나 행동은 우리 주변 일상에서 흔하다.

 매일 매일 사랑이란 말을 주고받고 듣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심리학 책에 나온 남녀 간의 사랑을 잠깐 소개해 보자. “두 남녀가 첫눈에 반해 매일 만나는 것은 열정에 의한다. 자주 만남을 통해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되고, 이해하면서, 열정을 바탕으로 한 수용에 친밀감을 더함으로써, 둘 사이의 관계가 성숙해 간다. 이 과정에 상대방에 대한 책임과 헌신이 생기면서, 결혼 혹은 동거라는 사회적 계약 단계로 들어간다” -한규석, 사회심리학의 이해 이를 바탕으로 사랑하는 관계에는 열정, 친밀감, 헌신이라는 요소가 필요하다. 상대에게 몰입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열정, 자신의 이해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상대에게 몸과 마음을 바치려는 노력은 헌신, 둘 사이가 가깝고 친하게 느껴지는 것은 친밀감이다. 이 셋 중에 헌신과 열정은 각자가 경험하는 것이고, 친밀감은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열정이 지나치면 집착이 되기도 하고, 헌신이 지나치면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사랑한다면 그 느낌이 들게…
 
 후배의 하소연처럼 자주 보지 못해 힘들다는 것은 두 사람 사이의 친밀감을 크게 위협한다. 두 사람이 ‘함께’하면서 솔직하게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서로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서적 지지를 하면서 즐거운 경험을 공유하고,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상대를 위해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친밀감을 돈독하게 한다. 친밀감은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해 줄 것이다. 또한 서로가 육체적, 성적 매력이 넘쳐 첫눈에 반한 사이일지라도 ‘친밀감’이 없으면 관계가 깊게 이어지기 어렵다.

 친밀감은 자주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면서 만들어진다. 특히 즐겁고 재미난 체험들은 둘 사이의 거리감을 없애는 데 특히 효과적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기분 좋아지는 산책이나 영화, 취미 생활을 함께 하다보면 ‘정’이 들기 마련이다. 사랑한다면 ‘사랑 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그리고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길 권한다.
조현미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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