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유감]청년노동자 김용균을 생각하며

김설 | 2019-01-02 0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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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겨울 아스팔트 바닥위, 2년 전 말도 안되는 국정운영에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정부를 규탄했던 것이 16년 겨울이다. 그리고 시민들의 염원과 같이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정권이 바뀌었다. 그리고 이 정부는 스스로를 촛불 정부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2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이 추운 겨울 아스팔트 위에 섰다.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라고 절규하며 또 다시 섰다.

 2018년 12월 11일 새벽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로 근무하고 있던 24세 청년노동자 김용균씨가 사망하였다. 또 다시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우리의 동료가 곁을 떠난 것이다. 그리고 고인은 불과 얼마전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납시다” 라는 피켓을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이야기한 해당 인증사진은 그의 마지막 사진이 되어버린 것이다.
 
▲“정규직 안해도 좋으니 죽지 않게 해달라”

 고인의 동료인 이태성 사무처장은 지난 10월 18일 국정감사에서 “정규직 안 해도 좋으니, 더 이상 죽지만 않게 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또 동료를 잃었다. 경영효율과 비용절감이라는 미명하에 위험한 노동은 하청으로 전가되었고, 그 피해자는 청년이었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청년노동자의 죽음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구의역에서 그랬고, LG U플러스에서 그랬으며 삼성의 반올림에서, 제주 삼다수에서 그랬다. 우리는 언제까지 반복되는 청년노동자의 죽음을 지켜보아야만 하는가.

 지난 2010년 이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1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발전소 산업재해 346건 가운데 97%인 337건, 사망사고 40건 가운데 37건의 피해자가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비용절감을 위해 업무가 외주화될 뿐만 아니라 위험과 죽음의 외주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태안화력발전소 사망사고의 근본원인은 2인 1조 제도를 무력화시킨 죽음의 외주화다. 경쟁적 입찰을 통해 가장 낮은 비용을 책정한 하청업체가 선정되었고 노동자들의 안전은 기업의 이윤을 위해 짓밟혔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컨베이어 벨트였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안전을 등한시하고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사회구조에 있다. 외주화가 죽였다.

 노동자들의 안전은 기업의 이윤을 위해 짓밟혔다. 일은 서부전력에서 하지만 소속은 하청업체였으며 비정규직이었다. 위험노동을 하청을 주고 경쟁입찰함에 따라 안전의 원칙은 무시되었고, 경영의 효율과 비용의 절감이라는 자본의 논리에 따라 위험은 온전히 개인들에게 떠넘겨진 것이다.

 그렇게 죽음이 외주화되었다. 우리 멈춰야한다. 이 세상을 멈춰야한다. 이 미친 세상을 멈추어야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박차 가해야

 광주청년유니온, 청년이 스스로 이 세상을 바꾸고자 나선 청년들의 노동조합이다. 아직 작지만 유니온은 10년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10년 전 더 이상 죽지 않게 해달라는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의 절규는 여전히 그대로다.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12월 정기국회를 통해 산업안전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죽어갔을 때에도 반응하지 않았던 국회가 기여이 24살의 청년마저 죽음으로 몰아놓고서야 개정한 것이다. 이제 한 발을 내딛었다. 산업안전법 개정 뿐 아니라 사망사고가 일어난 기업에 대한 처벌법을 제정하고 정부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물을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 정부는 공약하였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며 더 이상 청년노동자들이 위험한 일자리에서 목숨을 담보로 생활을 이어나가야 하는 이 세상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진정한 의미의 노동시장 개혁을 이뤄야 할 것이다.
김설 <광주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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