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유감]무법의 시대를 넘어

김서희 | 2018-03-07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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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여기저기 너도나도 ‘Me_Too’의 파도 앞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다. 당연히 그럴 것 같던 사람부터 너만은 그럴 줄 몰랐던 사람까지 많은 사람들의 죄가 밝혀지고 있다. ‘Me_Too’ 운동이 활발해진 지금에 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울부짖었던 것을 기억한다. 때로는 온건하게 때로는 거칠게 여성의 삶을 대변해온 사람들이 있다. 한참 전부터 페미니즘의 문구로 자리잡은 “Girls do not need a prince.”, “Girls can do anything.”을 처음 접했던 것은 기사에서였다. 그저 이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구매해서 입었다는 이유로 공인도 아닌 시민이 본인의 직장을 잃어야 했다. 이 문구가 새겨진 액세서리를 착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대중들의 비판을 들어야했던 연예인이 있었다. 여성이 주체적인 존재로 나아가 더 이상 남자의 도움을 받지 않겠다는 말이, 여성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삶의 희열에 가득 찬 말이 도대체 왜 문제로 받아드려지는지 의아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울부짖음

 거기서 끝나지 않고 ‘Me_Too’를 보고 듣는 요즘도 비슷한 의문이 든다. 피해자 A씨가 고통의 기억을 끌어안고 세상에 본인의 피해 사실을 고발할 때 어느새 그 피해자를 만든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 A씨가 그 소용돌이와 논란을 끌어안고 있다. 본인의 죄가 세상에 고발된 성범죄자들은 하나같이 ‘합의된’, ‘악의적인’, ‘우발적인’, ‘기억에 없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가해 사실을 회피하고, 가해자와 깊이 연관된 사람들은 원래 피해자가 얼마나 흠이 있었는지를 까발려 가해사실을 합리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종국에는 그 모든 가해가 사실이었음이 밝혀지고 곧 본인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낀 가해자들은 아무 대책이 없는 사과와 자체 자숙기간을 통해 또는 종교를 통해 본인의 죄를 스스로 용서받고자 한다. 피해자가 원한 것은 이런 결말이 아닐 텐데, 이 땅에는 법이 있는데 하고 의아했다.

 서지현 검사가 고발한 안태근과 검찰, 최영미 시인이 고발한 고은과 문단, 다수 피해자가 고발한 이윤택과 연극계, 김지은 정무비서가 고발한 안희정과 정계까지 과연 ‘Me_Too’가 없는 곳은 없다는 듯이 확장되고 있는 이 상황에서 홍준표의 돼지발정제는 더 이상 과거가 아니라 현재 우리다. 밝혀진 사람뿐 아니라 세상에 알려진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의 삶 곳곳에 퍼져있는 무의식이 홍준표의 돼지발정제다. 이 성범죄자들은 물론이고 그들을 가슴에서부터 우러나는 동질감에 이해해주고 괴팍한 정의감에 피해자에게 진실을 운운하며 화살을 돌리는 그 많은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다.

새로운 시대, 청년들의 사명감

 너희는 그저 여성이 한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을 외치기만해도 생계를 빼앗고 명예를 실추시키던 대중들을 아는가. 그 대중들이 진정 냉철한 눈을 가지고 있다면 명백한 성범죄자의 사과 몇 마디에 그들을 용서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여성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가. 여성들은 권력에 잠식당하여 인간이길 포기한 너희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Girls wanted the prince to be judged by the law.” 여성들은 사과‘만’으로 범죄자를 용서할 수 없다. 여성들은 그들이 법의 심판을 받길 원한다. 성범죄자들이 사회에서 누려왔던 모든 자격을 박탈당하기 바란다.

 이를 위해 청년세대의 나는 기존의 모든 것을 바꿔야할 사명감을 느낀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세상은 다른 누가 아닌 스스로의 손에 달려있음을 여실히 깨달았다. 연약한 한 인간이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될 때 우리는 거대한 권력과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상이 공인이 아닌 이상 누구에게 말하기도 어려운 ‘Me_Too’를 이 땅의 모든 여성이 가지고 있으리라. 용기로 세상에 나온 그들의 고발에 #Me_Too #With_You.
김서희<전남대학교 공과대학 환경에너지공학과 일반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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