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그늘 ‘그늘막’ 관리는 허술

김현 hyun@gjdream.com | 2018-07-13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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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청 개당 330만 원 고급형 설치 4일만에 훼손
서구 담당자 일괄 관리 허점 북구는 동별 지정

 폭염 속 보행자들을 위해 광주 서구가 설치한 그늘막이 설치 4일만에 사고로 훼손돼 기능을 상실했다. 새로 제작·교체까진 한 달여가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 기간 불편은 보행자들 몫이 될 상황이다.

 이번에 훼손된 그늘막은 서구청이 “더 견고해 오래 쓸 수 있다”며 개당 330만 원을 들여 설치한 고급형이어서 허탈감마저 든다. 도심 곳곳에 설치된 그늘막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화정2동주민센터 인근 횡단보도 앞에 마련된 우산형 그늘막이 훼손된 채 발견됐다. 햇빛을 가리는 용도로 두껍게 제작된 천막이 50cm 가량 찢어진 것. 지난달 22일 그늘막이 처음 설치된 뒤 4일만에 기능을 상실한 셈이다.

 서구청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CCTV를 확인해 한 남성이 작업차량 운행 중 후진을 하다 인도를 침입해 그늘막을 훼손한 뒤 도주한 사실을 밝혀냈다.

 곧 남성은 검거됐고, 차량보험 등을 통해 수리비 130만 원을 들여 새 그늘막 우산이 제작되고 있는 중이다.

 훼손된 그늘막은 현재 끈으로 꽁꽁 싸매진 채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 오히려 횡단보도 앞 한 구석을 차지하며 보행자들의 통행만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구는 올해 광주 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200만 원 짜리 일반형 그늘막이 아닌 330만 원 상당의 ‘고급형 그늘막’ 11개를 주요 교차로에 설치했다.

 서구에 따르면, 고급형 그늘막은 비용은 더 들지만 방수·차광력이 강하고 4계절 내내 운용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구조상 더욱 견고하다’는 것도 고급형 그늘막 선택의 중요한 이유였다. 고급형 그늘막은 일반형 그늘막보다 튼튼해 5년~10년까지 지속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화정2동주민센터 앞 그늘막은 24~25일쯤 수리를 마친 뒤 우산을 펴고 보행자들을 맞을 예정이다. 훼손된 지 딱 한 달 만이다.

 설치한 지 4일만에 그늘막이 훼손되면서 시설물 관리 대책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화정2동주민센터 앞에 설치된 그늘막이 훼손돼 있다.

 기존 천막형·캐노피형에서 고정형·우산형으로 그늘막이 ‘고급화’됐지만, 도로에 설치된 값비싼 시설물 관리 대책은 소홀했다는 것이다.

 여름에만 설치했다 우산을 철거하는 타 자치구와 달리, 서구는 4계절 내내 우산을 부착해둔다는 방침이어서 관리는 더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설치된 11개 그늘막은 서구청 안전관리과에서 일괄 관리하고 있다.

 북구는 각 동 주민센터에서 동별 관리책임자를 지정해 안전관리를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관리책임자는 1일 2회 이상 순찰하고, 고장 및 안전사고 위험 시 구청에 통보하고, 그늘막 주변 환경정리, 방해 시설물 제거 등도 수행하고 있다. 또 통장과 지역자율방재단도 1일 1회 이상 순찰을 하도록 하고 있다. 구청 담당자가 전체 그늘막을 총괄하는 서구의 관리 대책보다 더 강화된 대책으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 서구청 담당자는 “현재 11개 그늘막 중 9개가 치평동에 집중돼 있어 동별 담당자 지정에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 6개 그늘막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인데, 다른 동까지 그늘막 설치가 확대되면 동별 관리자 지정 등 관리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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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8-07-13 09:43:46)
북구처럼 동별 담당을 두면 관리책임을 동으로 떠넘기는 것이 되서 동 입장에선 구에서 할일을 떠넘긴다고 불만일수도. 동에 협조요청해서 순찰하고 고장 발견시 구에 연락해달라고 하는 것이 좋지 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