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태’ 대신 ‘독립군 애국가’ 제창한 광주시

김현 hyun@gjdream.com | 2019-08-12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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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청산 행사서 친일 애국가?” 지적에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광주신사 터 단죄문 제막식이 거행되는 행사장. 국민의례가 진행되는데, 익숙하지만 조금 다른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가사는 같지만 멜로디가 다른 ‘독립군 애국가’ 제창. “친일잔재 단죄문을 위한 행사에 친일 작곡가 안익태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느냐”는 지적이 일자,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부르던 애국가를 부르게 된 것이다.

 광주시는 8일 광주 남구 광주공원에서 열린 ‘광주 친일잔재 청산 단죄문 제막식’에서 국민의례를 진행하면서 ‘독립군 애국가’를 제창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애국가는 ‘나라를 사랑하는 노래’라는 뜻으로, 대한민국은 애국가에 특별한 이름을 붙이지 않고 국가로 사용하고 있다.

 이날 불러진 ‘독립군 애국가’는 20세기 초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립군들이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에 작가 미상의 가사를 붙여 부르던 곡으로 알려졌다.

 2017년 광복절 행사에서 애국지사 오희옥 할머니가 독창해 큰 감동을 줬던 그 애국가가 ‘독립군 애국가’이다.

 여기에 1935년 작곡가 안익태가 작곡한 ‘한국환상곡’에 가사를 그대로 삽입한 것이 현재 부르고 있는 애국가인 것.

 하지만 최근 일본과의 경제분쟁 분위기와 반일 분위기에 맞춰 학계에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안익태의 친일 행적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단죄문 제막식이 열리는 시각, 국회에선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주최로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를 주제로 긴급 공청회가 열렸다.

단죄문 제막식 참가자들이 독립군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안익태 케이스’의 저자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발제에 나서 “20년 전부터 안익태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알고도 계속 부를 거냐”라며 “에키타이 안(안익태)은 친일 행적만 있는 게 아니다, 친나치 행적도 있다. 나치 독일에서 유일한 조선 출신이 제국음악원 회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으로 단죄문 제막식 추진과정에서 “친일잔재를 청산하는 행사에 친일 작곡가가 만든 애국가를 부를 수 있느냐”는 문제제기가 나왔던 것.

 대한민국은 별도의 법령 없이 대통령 훈령인 ‘국민의례 규정’을 통해 국민의례 시 애국가를 부르도록 하고 있다. 다만 국기에 대한 경례곡과 맹세문, 묵념곡은 별도로 규정하는 반면, 애국가에 대해선 어떤 애국가를 불러야 하는지 규정하고 있지 않다.

 광주시 관계자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작곡가의 애국가가 행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방법을 찾던 중 독립군이 부르던 애국가를 찾게 돼 대체해 부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 김순흥 광주지부장은 “친일잔재 청산을 하자는 행사에서 반민족행위자가 작곡한 곡을 부르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전국 최초로 친일잔재 전수조사를 했고, 시민사회에서도 친일잔재 청산 노력을 꾸준히 해온 광주에서 일어난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희옥 여사가 광복절 행사에서 독립군 애국가를 불렀는데, 정식 애국가 부르기 전 먼저 부른 정도였는데, 공식행사에서 애국가를 대신해 부른 것은 내가 알기론 최초”라며 “친일 애국가 안부르기 운동의 새로운 국면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독립군 애국가는 유튜브 등을 통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2012년 가수 김장훈 씨와 밴드 피아는 ‘김장훈의 독립군애국가 (With 피아)’ 4절 음원을 무료로 공개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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