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 광주 청년들]<124>‘임을위한행진곡’ 오르골에 담는 박은현

문정은 | 2018-05-16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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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무겁지 않게… 오르골 광주와 접목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임을위한행진곡’을 오르골에 담고 있는 박은현입니다. 80년 광주를 겪지 않는 세대로 어떻게 하면 일상에서 무겁지 않게 5·18을 생각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일상의 환기가 필요해 떠난 파리 여행에서 오르골을 보고 광주와의 접목을 생각하게 됐어요. 대학에서는 미학미술사를 공부했고 졸업 후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기관과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 했었어요.
 - ‘그라제’에 대한 소개도 부탁해요.
 △‘그라제’는 제가 만들고 있는 ‘광주의 오월’ 오르골의 브랜드 이름이예요. 제대로 발음한다면 그라~제 예요. 라 부분을 좀 더 끌어야 맛깔스러워요. 어때요? 이렇게 발음하니깐 이 단어의 의미가 좀 더 오지 않나요? 그라제는 ‘맞아~’, ‘그래~’의 전라도적 표현이에요. 공감과 긍정의 표현이죠. 라를 끌면서 발음할 때 진동이 생겨요. 이 진동은 파장의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공감과 긍정의 뜻을 퍼뜨리는 단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단어의 의미처럼 세상에 공감과 긍정의 기운을 퍼뜨리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라제라고 이름 붙였어요. 그라제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된 건, 예전부터 중앙이 아닌 지역성에 관심이 많았어요. 저는 지역을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것이 아닌 특이성이 살아있는 존재라고 보았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광주만의 특이성이 살아있으면서도 지역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런 고민 끝에 그라제의 의미가 좋아 그라제라는 단어로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그라제를 그룹으로 생각하시는데, 현재는 저 혼자예요. 혼자서 개발하고 유통하고 홍보하고 북 치고 장구 치고 다하고 있어요.(웃음)

 
 ▲5월 관련 상징물 친근한 캐릭터로
 
 - 오월 오르골이 뭔가요?
 △오월 오르골은 ‘임을위한행진곡’이 담긴 오르골이에요. 어떻게 일상에서 부드럽게 5·18을 기억하고 알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 만들게 됐어요. 작년 클래식버젼 나무 오르골 시제품을 시작으로 이번에는 종이 오르골을 만들었어요. 좀 더 즐겁게 놀면서 5·18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5·18과 관련된 6가지 상징물을 친근한 캐릭터로 만들었어요. 이 상징물 오브제들은 오르골 상자의 각각 숫자에 맞게 끼울 수 있어요. 끼우며 놀면서 그 상징물들의 의미를 알아가는 거예요. 일명 놀면서 알아가자는 콘셉트로 만들었어요.
 - 은현 씨에게 5월은?
 △ 음…저에게 5월은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처음 생각나는 것은 ‘머리가 아파’예요. (웃음) 저와 5월의 인연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었어요.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지낸 분들이라면 다들 아실텐데요. 매해 5월이 되면 숙제하러 망월동 묘지에 갔어야 했어요. 그때 아무것도 모른 상태였는데, 숙제해야하니깐 망월동에 갔다가 엄청 충격적인 사진을 본거예요. 80년 당시 사망자들의 얼굴 피부가 마구 찢긴 사진들이였어요. 그때 엄청 충격을 받아서 그 뒤로 5·18을 외면하며 살았어요. 그래서 첫 인상은 ‘머리가 아파’예요.
 그 후 성인이 돼서 공부하면서 5월의 의미가 많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현재 우리를 있게 한 기억해야할 역사! 지금 현재 나를 만든 토대. 그래서 더 공부해야하는 것이 되었어요.
 - 오월 오르골을 고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교에 가서 미술사를 공부하며 예술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계속 책을 읽었어요. 예술이 그 사회의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있기에 자연스레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 당시에 개인의 특이성들이 살아있는 공동체와 다양성에 대해 관심 갖고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매해 마주하는 5월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왜 내가 계속 5·18을 외면하고 피하게 되는 걸까?’ 다른 지역 사람들의 편견과 이념갈등도 영향을 미쳤지만. 광주 안에서 5·18을 표현하는 매체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생각과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광주 안에 다양한 세대와 존재들이 있는데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부드러운 매체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뭘 어떻게 하면 좋을 진 알 수 없었어요. 그러다 여행에서 그 해답을 얻은 것이죠.
 

 ▲다음 카카오 스토리 펀딩 진행 중
 
 - 오월 오르골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요?
 △지난 4월엔 텀블벅을 통해 광주를 넘어 다른 지역분들과 만났고요. 현재는 ‘다음 카카오 스토리펀딩’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 펀딩은 6월 중순까지 계속돼요.
 오프라인에서는 5월과 6월의 주말(금,토)는 아시아문화전당 플릿마켓과 대인야시장에서 만날 수 있어요. 제가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나 인스타로 문의 주셔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 오월어머니회에 기부하는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임을위한행진곡’의 작곡자인 김종률 선생님과 오월어머니집에 기부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예요.(웃음)
 예전부터 광주에 많은 5월 단체 중에서 오월어머니집에 관심이 갔어요. 가장 큰 이유는 같은 여성이었기 때문인것 같아요. 자식을 잃고 남편을 잃고 많은 수난과 피해, 사회적 약자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셨을까 그런 생각들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남성권력 사회에서 5·18 맥락 속에서도 여성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앞으로 그라제, 은현 씨의 계획이 궁금해요.
 △음… 하고 싶은 것은 엄청 많아요.
 가까운 미래의 계획으로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을 좀 더 숙성시키고 조사해 전시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현재 광주에서 5월 관련된 활동하고 계시는 청년분들과 느슨한 연대중이어서 이분들과 5월 관련된 공부와 재미난 것들을 더 많이 만들어 보고 싶어요.
 그리고 주변에서 다양한 형태의 오르골 개발에 대해 말씀해주시는데요. 혼자서 개발부터 홍보 유통하는데 힘이 딸려서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이 있으면 힘을 내서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기회가 된다면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음악들을 오르골에 더 담아보고 싶어요.
▶박은현 청년을 만나는 방법
페이스 https://www.facebook.com/graze.official/
인스타그램 @graze.official
문정은 <광주청년센터 더숲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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