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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 물리학자가 펼쳐놓는 예술적 영감들

황해윤 nabi@gjdream.com | 2018-07-11 0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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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갤러리서 물리학 교수 이기진의 ‘과학자의 만물상’ 전
10일~31일…물리학은 기본, 그림·조형작업·글·골동수집까지

 롯데갤러리 광주점에서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자 일상의 감성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작가 이기진의 작품전 ‘과학자의 만물상’을 진행한다. 7월10일부터 7월31일까지. 이번 전시는 청량리 롯데갤러리, 잠실 롯데갤러리에 이어 진행되는 자리로 광주에서의 전시 이후 대전 롯데갤러리에서 선보여진다.

 롯데갤러리에 따르면 ‘과학자의 만물상’전은 물리학은 기본이고 그림, 조형작업, 글, 출판, 골동수집까지 ‘딴짓 고수’인 이기진 교수의 머릿속을 전시장으로 고스란히 옮겨보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주로 컴퓨터로 작업하는 재기 발랄한 그림 70여 점과 딸 씨엘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던 로봇, 금속이나 도자기로 만들어진 크고 작은 로봇 시리즈 500여 점, 전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이기진에게 영감을 준 다양한 골동수집품 등 100여 점이 갤러리 안에서 ‘만물상’을 구성한다.

 전시의 첫 번째 키워드는 ‘수집’이다. 물리를 제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물리 공부를 시작했다는 이기진 박사는 마이크로파 물리학전공이다. 하루 종일 연구실에 처박혀 지내는 동안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그림을 끄적거리다가 이 일이 취미가 됐다는 설명이지만 그의 그림 내력은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다. 대학시절 미술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학교 체육관 지붕에 그림을 그리는 바람에 학교를 발칵 뒤집었다는 일화는 모교의 전설처럼 내려온다는 소개다.

 그의 그림은 자신의 일기처럼 그 날의 감상과 영감, 주변의 사물과 추억을 담는다. 수 십 군데로 뻗어나가는 이기진 식 삶의 가지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 위해 ‘과학자의 만물상’ 전시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됐다. ‘수집(collections)’, ‘파리(Paris)’ 그리고 ‘로봇(Robots)’이다.

 각 섹션 별로 20~30여 점의 대표작품(그림)과 함께 그림과 연결된, 각기 다른 곳에서 모은 다양한 수집품을 함께 진열한다. 그의 그림에 밀접한 소재를 제공하고 있는 그의 수집품은 구둣솔, 빗자루, 기름통, 핸드드릴, 구멍펀치, 호치키스, 미피 인형 등 골동과 오래된 그림책, 그리고 칼, 샐러드 바구니, 청자색 티포트, 과자통, 버터 담는 통, 시장바구니, 빵 도마 등 살림살이 같은 잡동사니 등이다. 일상의 관찰과 수집이 영감을 제공하고, 기억을 소환하여 예술로 변환되는 이기진 식 창작 과정을 전시장에서 느낄 수 있다.

 전시의 두 번째 키워드는 ‘파리(Paris)’다. 작가의 사랑스러운 딸 채린(CL)과의 오붓한 파리여행에서의 시간들이 ‘그림’에 담겼다. 딸과 함께 보낸 파리의 일상, 즉 음식·도구·사랑·휴식·낭만의 에피소드를 그림으로 그렸다. 의외의 디테일은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구두를 닦는 잠옷 입은 중년부인의 살짝 드러난 가슴과 빨간 ‘빤스’, 먹고 버린 체리 꼭지 두 개, 한 쪽만 슬리퍼를 신은 발로 조개 껍질을 지그시 밟은 신부님, 너무 맛있어서 잠그는 것을 잊은 수도꼭지, 코 밑 덜 깎인 수염 등 위트와 유머가 넘친다.

 전시의 세 번째 키워드는 ‘로봇’으로 작가의 두 딸 채린이와 하린이를 위해 처음으로 그려준 동화 ‘박치기 깍까’가 작가가 만들어낸 ‘로봇’의 시작이다. 로봇은 이기진 작가의 유학시절에 오랜 외국생활을 함께 하는 딸들이 한국어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낯선 환경에서도 용기를 내서 생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고 그린 동화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어린 시절 두 딸의 상상력의 원천이 되어주던 ‘로봇’은 이제는 이기진 작가 곁에서 그림책이나 웹툰 캐릭터, 로봇조형물, 다양한 아트상품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작가가 도자기로 만든 로봇 조형물과 아트상품들은 최근 루브르박물관 아트숍에서 판매되기도 하고, 2NE1 뮤직비디오에 딸 CL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갤러리 안에서도 로봇을 주제로 한 그림과 함께 초대형 로봇부터 10cm짜리 소형로봇까지 다양한 로봇 조형물 500여 점이 함께 전시된다.

 “물리학 연구도 그림 그리기만큼이나 재미 있어요. 과학이랑 예술, 그리고 종교까지 서로 통하는 데가 있어요. 과학이랑 종교가 극단에 이르면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 사이에 예술이 연결 고리 역할을 하지요. 그림을 그리고 물건을 모으면서 느끼는 예술적인 발견이 물리학적인 영감이 되기도 하고요.”

 “물리학과 예술이 별로 다르지 않아요. 오히려 서로 영감을 불어넣죠. 저는 피카소나 달리같은 예술가들이 당대 물리학에 상당히 조예가 있었다고 봐요. ‘차원’의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실제로 물리학자들과 교류가 있었다는 기록도 많고요. 심지어 물리학은 예술뿐만 아니라 종교와도 일맥상통해요.”

 보름산미술관 장다운 디렉터가 던진 질문에 대한 이기진 작가의 답변에서 그가 ‘딴짓’이 아주 ‘딴짓’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겠다.

 롯데갤러리는 “예술적인 발견이 물리학적인 영감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과학자 이기진의 상상력 가득한 만물상에서 관람자 역시 나만의 생의 영감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의 062-221-1807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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