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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성애·동성혼 반대 집회, ‘광주정신’ 왜곡했다”

양유진 seoyj@gjdream.com | 2017-09-13 17: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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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성소수자모임 큐브
전남대학교 라잇온미 등 비판 성명


지난 3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렸던 ‘동성혼 합법화 개헌 반대 집회’와 이에 참석한 국민의당에 대해 대학가에서도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전남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라잇온미(Lights on me)는 학내 대자보를 통해 “동성혼 합법화 개헌 반대 집회에 참석한 국민의당이 광주 정신을 왜곡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지난 1980년 5월 우리는 저항의 이유로 ‘폭도’와 ‘빨갱이’가 됐고, 그 낙인은 광주를 따라다니며 ‘국민이 아닌 자’라는 보이지 않는 차별의 근거로 자리 잡았다”며 “그러나 이제 역사는 그날의 뜻을 ‘광주정신’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1980년 우리의 친척, 친구, 어른들의 피가 뿌려졌던 금남로에서 9월3일 ‘동성혼 합법화 개헌 반대 집회’가 열렸고, 심지어 ‘호남정당’이라 불리는 국민의당 박지원, 권은희, 최경환, 송기석 의원 및 이은방 광주시의장, 김성환 동구청장이 함께했다”며 “‘광주정신’을 망각하다 못해 단순히 표심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반대한다’고 했던, 지금도 기독교 세력들이 ‘정상인’으로 되돌리겠다며 폭행을 가하고 욕하는, 존재가 밝혀졌을 시에 해고당하고 절연당하고 따돌림 당하고 하소연할 곳 없는 성소수자가 1980년대의 광주와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기독교 세력과 국민의당 의원들, 정치인들인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폭행·차별·혐오를 정당화하는 2017년의 계엄군”이라며 “성소수자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당신과 같은 이들이 존재를 부정하는 ‘간접 살해’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자보에서 이들은 “일부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근거로 소돔의 죄악을 ‘동성애’라 해석하지만, 성경(에스겔 16:48-50)에 따르면 소돔의 죄악은 교만하고 낯선 사람에게 적의를 드러내며 폭력을 행사한 것”이라며 “또한 (동성혼이) 사회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하지만, 성소수자들은 대안 가족의 형태를 제시하며 모두와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모색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혐오세력이 신설을 반대하는 성평등 헌법 조항은 타인의 권리를 제한·통제하는 법률이 아니며 동성애를 부추기는 것도 아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나 직장 등 공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불이익을 차단함으로서 실제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최소한의 도움이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어떤 사람이 자신의 성적 지향으로 구별돼 배제되는 것은 분명한 폭력”이라며 “오늘날 ‘낯선 사람’은 누구이며, 당신들은 ‘낯선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 도대체 누가 이 땅을 ‘소돔’으로 만드는가?”하고 비판했다.

전국 57개 대학, 65개 성소수자 모임이 함께하는 전국대학성소수자모임 큐브(QUV)도 11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성소수자 혐오세력이 개헌을 두고 ‘동성애·동성혼 합법화를 저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3일 광주 반동성애 집회를 여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헌법은 단 한 번도 성소수자를 차별한 적이 없으며, 국민의당을 비롯한 성소수자 혐오세력이 개헌을 빌미로 성소수자 혐오를 확장시키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헌법 제36조 1항에서 ‘혼인과 가족생활이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돼야 한다’고 말한 것은 가부장제와 성차별의 오랜 역사가 있는 만큼 특별히 평등을 선언한 것일 뿐, 혼인의 전제를 양성으로 명시하거나 동성혼을 금지한 것도 아니다”는 것.

또한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에 의거해 성소수자의 자유와 권리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한국 헌법의 정신”이라며 “마치 개헌이 이뤄져야만 기존에 보장되지 않던 성소수자 인권이 보장받게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모두 거짓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을 빌미로 성소수자를 비롯한 여러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를 과감하게 표출하는 이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것은 단순한 혐오의 표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차별적인 사회 인식, 규범, 그리고 실천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전 국민·국가적인 견제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덧붙여 “전 세계적으로 소수자 인권이 중요한 의제로 자리 잡았고, 법 개선 등 다양성을 실질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며 “이런 진전된 변화를 개헌과 함께 기본권 영역에서 다룰 수 있다면 고무적인 일이며, 고작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준 낮은 혐오단체들에 휘둘려 중심을 잃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 헌법에서도, 그리고 개헌의 논의에서도 성소수자가 인간이고 국민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며 “어느 헌법 위에서나 우리는 성소수자로 존엄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양유진 기자 seoyj@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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